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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EVE의 역사

  • part1
    부끄럽지 않아요!

     

    2014년, 대학생이었던 고등학교 동창 성민현, 박진아, 김석중의 창업은 “왜 콘돔은 성인용품일까?”라는 막연한 궁금증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콘돔이 술이나 담배처럼 청소년은 구매할 수 없는 물건으로 여겨지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N포털에 ‘콘돔’을 검색하면 빨간색 성인인증창이 뜨곤 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결심했습니다.

    처음 시도했던 사업은 [부끄럽지 않아요!] 라는 콘돔 쇼핑몰이었습니다. TOMS의 1 for 1 정책처럼, 성인들이 구매하는 콘돔의 개수만큼 청소년 성교육을 위한 교구로 기부하는 플랫폼이었죠.

    쇼핑몰에 콘돔의 두께 순 정렬과 같은 신선한 기능을 넣어 보기도 했고, 사근동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고 당일 배송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피임 안내서를 직접 제작해 보건복지부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납품하거나 피임의 중요성에 대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하는 사업은 어렵고 힘들었지만, 진의를 알아주는 사람도 조금씩 생겼고, 도움을 주시는 분들도 점차 늘었습니다. 그러나 사업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뜻으로 사업을 해도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데에 ‘선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다른 곳에서 똑같이 판매하는 일반적인 콘돔을 다시 되파는 것만으로는 차별성이 없었으니까요.

    “우리가 직접 우리의 가치를 정확하게 담은 우리만의 제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VE가 탄생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의 시작이었습니다.

  • part2
    EVE의 역사

     

    ‘부끄럽지 않아요!’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깨달은 점은, 우리 사회에서 ‘성적 존재’로서 주체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 비단 청소년 뿐만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이성애자+성인+남성+비장애인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은 모두 다 사실상 한국에서 성이란 주제를 자유로이 접하지도, 이야기하지도 못하는 실정이었죠.

    “성에 있어 약자일 수 있는 사람들은 정말 많구나.”

    그래서 우리는 독자적인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콘돔이란 재화가 지금까지 민망하고, 야하고, 부끄러운 성인용품에 불과했다면 우리는 이 재화를 헬스케어 제품으로 재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패러다임을 바꾸면 콘돔에 대한 거리감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위한 무언가로서 콘돔을 재조명하면 그 본래적 의미를 환기할 수 있지 않을까. 나아가 더 건강하고 안전한 성문화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많은 꿈에 부풀었습니다.

    아시아권에서는 이렇다할 레퍼런스가 없었지만 미국,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이미 콘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시도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접하게 된 자료가 2014년 9월 RHTP(Reproductive Health Technologies Project)와 CEH(Center for Environmental Health)에서 공동발간한 보고서였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고무가공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3등급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니트로사민이 시중 상품의 과반수 이상에서 발견되었다는 자료 또한 확인했습니다.

    화장품이나 먹거리 시장과 달리 생식기에 닿는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니즈가 가시화되지 않음에 따른 업계의 고착화가 원인이라고 판단하였고, 어쩌면 이 니트로사민 문제를 해결한 대안적 상품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 콘돔에 대한 관점을 성인용품에서 헬스케어 제품으로 바꾸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브랜드의 이름을 정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대부분의 콘돔 브랜드들이 남성중심적 섹스어필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에 대한 저항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단정함을 담은 이름을 원했습니다. 성인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이든, 청소년이든, 성소수자든 - 나이/지정성별/성적지향/장애유무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콘돔의 소비자가 될 수 있고 성의 주체일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메세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이름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EVE’ 라는 이름이 정해졌습니다.

    2015년 05월, 와디즈에서 500만원 목표의 펀딩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콘돔 속 니트로사민에 대한 이슈를 이야기했고, 펀딩 첫 3일만에 목표금액의 절반 이상이 모였습니다. 그러나 3일차에 접어들던 날, 식약처에서는 의료기기사전광고심의를 받지 않은 광고이미지에 대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당시는 지금보다 크라우드펀딩이 보편적이지 않았고, 콘돔이 펀딩 대상인 적이 없었던 만큼 펀딩을 위한 스토리보드를 광고라 분류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 불명확했기에 처음 마주한 경고를 이유로 펀딩 페이지는 잘리고 편집된 형태로 수정되어야 했습니다. 결국 펀딩은 이렇다 할 홍보도 해보지 못한 채 목표금액만을 겨우 달성하며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당시 콘돔 속 니트로사민에 대한 문제 제기는 2016년 4월 한국소비자원에서 이 문제를 점검하고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데에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펀딩 이후에도 의료기기 품목허가, 의료기기 수입업허가 등을 완비하는 각고의 노력 끝에 2015년 10월 EVE의 첫 제품인 EVE Ultrathin이 출시되었습니다.

  • part3
    EVE, 성장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EVE가 처음 런칭되었던 2015년에는 콘돔의 대부분이 편의점/드럭스토어 등 오프라인에서 유통되었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아무래도 콘돔이 미리 준비하는 상품보다는 필요할 때 즉석에서 구매하는 저관여 상품으로 인식되었던 부분도 있었지만,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콘돔이란 게 없기도 했죠.

    이제 막 탄생한 신생 브랜드를 입점시켜주는 유통채널은 없었기에 우리는 [부끄럽지 않아요!] 시절의 쇼핑몰 운영 경험을 살려 D2C 이커머스를 주요한 사업구조로 선택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득 담은 BLOG를 같은 채널에서 운영할 수 있었고,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의견이나 이용 상의 불편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요.

    2016년 04월 우리는 ‘대학내일’이란 20대 타겟 매체에서 인터뷰를 하게 됩니다. [세상에서 제일 착한 콘돔]이란 제목으로 나가게 된 본 인터뷰 기사는 EVE의 주요 고객층인 20대에게 많이 회자되었고, 더 나은 대안을 찾던 분들에게 조금씩 선택 받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브의 제품에 대한 후기와 추천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남겨 주셨고, 특히 2017년 초 ALT팀의 ‘즐섹하자’시리즈 중 ‘다양한 콘돔 리뷰’ 영상에 긍정적으로 소개되면서 점차 브랜드는 안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그 즈음 대학내일에서 인터뷰를 하게 됩니다. [세상에서 제일 착한 콘돔]이란 제목으로 나가게 된 본 인터뷰 기사는 EVE의 주요 고객층인 20대에게 많이 회자되었고,
    더 나은 대안을 찾던 분들에게 조금씩 선택 받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브의 제품에 대한 후기와 추천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남겨 주셨고,
    특히 2017년 초 ALT팀의 ‘즐섹하자’시리즈 중‘다양한 콘돔 리뷰’영상에 긍정적으로 소개되면서 점차 브랜드는 안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 part4
    EVE의 첫 리브랜딩

    초기 이브콘돔은 하얀색 종이와 반투명한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한 패키지를 사용했습니다.
    투명한 느낌은 종이로 구현하기 어렵고, 박스 속의 콘돔이 겉에서 보이는 형태는 그 당시 한국에서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도전이었기에 좀 더 직접적이면서도 새롭게 콘돔과 콘돔 패키지를 바라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재활용율을 높인다 하더라도, 결국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량을 늘린다는 부채감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이제 겨우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브랜드로써 패키지를 바꾼다는 것은 사업적으로 위험한 측면이 있었지만, 환경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덜 미치는 선택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그즈음 연락드리게 된 분이 봄알람,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으로 유명하신 우유니게님입니다.
    알고보니 2015년 와디즈 펀딩 당시에 후원까지 해주셨던 우유니게님은 EVE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알고 계셨습니다.
    여러가지 시안과 재작업을 몇달간 반복한 끝에 현재의 로고와 패키지가 탄생했죠.
    울트라씬의 컬러로 활용된 00C08A는 지금도 이브의 시그니처 컬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part5
    EVE, 월경 라인업을 확장하다

     

    2015년 11월의 이브 콘돔(울트라씬)의 출시,
    2017년 2월 이브젤(언센티드/라벤더)의 출시,
    2017년 3월의 이브콘돔(도티드, 리얼003)의 확장 이후로 다음 상품에 대한 고민이 더욱 짙어지고 있었습니다.

    “섹스에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콘돔과 윤활제를 다루었다면, 우리는 생식건강의 보편화를 위해 어떤 영역을 그 다음에 다루어야 할까?”

    우리가 포괄하고자 하는 생식건강의 영역은 비단 행위적인 성(性)뿐만 아니라 생식기관과 관련된 모든 제품의 성분적 안전성을 아우릅니다.
    EVE에서 월경과 관련된 제품을 준비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죠. 어떤 생리용품을 준비해야할까 라는 고민은 2017년 초, 이브젤의 출시를 준비하던 시점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여성이 초경부터 완경 사이 수십년간 매달 한번씩 겪어야 하는 월경은 그 자체로 굉장히 힘겹습니다.
    신체적으로 불편할 뿐만 아니라, PMS(Premenstrual Syndrome)를 필두로 경험하는 다양한 심리적/정신적 피로는 월경시작일이 다가올 때마다 익숙해지지 않는 피곤함을 불러일으킵니다.

    생리용품의 다양성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사람마다 월경기간을 최대한 안전하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용품은 상이할 수 있기에, 그 선택지는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삽입을 요하는 제품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 등을 이유로 78년에 최초로 소개된 탐폰(일회용 체내형 생리대) 마저 전체 시장에서 10% 남짓 만을 점유하고 있는 까닭에,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이렇다 할 새로운 생리용품이 등장하지 못했습니다.
    화학성분이 가미된 제품에 대한 대안으로 면생리대(다회용 생리대)가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초중반의 일이었죠.
    쓰든 쓰지 않든 나랑 맞는 생리용품을 선택할 수는 있었야 하고, 선택지는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하는데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의아하리만큼 우리 나라에서는 일회용 생리대가 생리대의 전부로 인식되었습니다.

    기업의 이윤추구를 생각했더라면, 시장성이 명확하게 존재하는 일회용 생리대가 합리적인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Healthy, Natural, Equal'이라는 3가지 화두를 토대로 생각하는 이브에게 어울리는 생리용품은

    1) 의료용 실리콘 외에 다른 화학성분이 첨가되지 않는,
    2) 반영구적이기에 일회용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3) 기존의 생리용품으로 인해 불편을 겪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생리컵(월경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근 2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이브컵을 준비하면서 가장 바랬던 것은 - 콘돔과 러브젤 시장에 건강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던 만큼 - 생리용품에 있어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좀 더 안심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비싼 값을 지불하면서까지 해외에서 생리컵을 직구하는 많은 분들의 간절함을 보면서
    출시일을 하루라도 더 앞당기고 싶었지만, 다양한 행정적 문제로 일정은 마음과 달리 조금은 더디게 진행되었습니다.
    다행히도 2017년 12월 국내 최초로 정식 허가를 받은 생리컵이 탄생했고, 그로 말미암아 이브컵 또한 좀 더 순탄한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브컵은 한국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직후 2018년 7월, 텀블벅 펀딩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어, 1억 1천만원의 펀딩금액을 모았습니다.

    ‘콘돔회사에서 생리용품을 판다’는 사실이 지금도 적지 않은 분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EVE는 여전히, 미션이 그러하듯, 성적건강과 성적권리라는 더 포괄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성을 해석하고자 하기에, 월경 전문 브랜드나 콘돔 전문 브랜드보다는 ‘섹슈얼 헬스케어’ 브랜드로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 part6
    EVE가 앞으로 걸어갈 길

    EVE는 앞으로도 성(性)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섹슈얼한 모든 존재와 모든 순간을 함께 하는 라인업

    지금까지의 EVE는 피임과 월경에 큰 비중을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백명이 있다면 백명의 섹슈얼리티가 있고, 성적인 감수성을 느끼는 순간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앞으로 EVE는 직접적으로 생식기에 닿는 제품 뿐만 아니라 모든 성적 존재의 모든 성적 니즈를 고려한 제품과 함께 라인업을 확장할 예정입니다.
    현재 예정된 상품으로는 위생적인 핑거링을 돕는 핑거돔, 압도적인 윤활력의 실리콘 루브리컨트, 연인 간의 어루만짐을 위한 마사지바, 소음이 적고 재료가 건강한 섹스토이 등이 있으며, 그 이후로도 EVE는 모든 성적인 순간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다양한 섹슈얼리티와 니즈를 탐구할 것입니다.

    생식건강 영역에서의 전문성과 포괄성

    EVE는 생식건강과 성적권리의 모든 영역에 있어 가장 선두를 달리는 브랜드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생식건강(Reproductive Health)는 단순히 특정 질환의 부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족스럽고도 안전한 성생활을 할 수 있음을 물론, 재생산을 위한 기본 조건이 확충되어 있으며 재생산을 한다면 언제 어떻게 어떤 빈도로 할 것인지에 대한 완전한 자율이 보장되는 것을 포함합니다.
    이는 임신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임신이 보다 수월하게 될 수 있도록 보조하는 것, 임신 상태를 중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임신 중지의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 등을 아우릅니다.
    EVE는 앞으로 생식건강의 영역에 있어서 더 깊은 전문성과 접근성을 기반으로 가장 건강하고 정확한 대안을 우리 사회에 제공할 것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수많은 실수를 했지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절대 잃어버리지 않았습니다.
    EVE는 생식기에 닿는 기존의 제품 한계와 차별을 깨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겪었던 많은 비판과 한계는 우리를 성장하게 했습니다.

    EVE는 앞으로도 최고의 제품을 만들면서도 구성원들이 믿고 신뢰하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모든 성적 존재들이 본연의 모습 그대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이룩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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